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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연기를 할 때 그들의 연기를 더 실감 나게 하는 것들은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것은 표정이나 의상 등 외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감정을 보여주는 내적인 것까지를 얘기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얘기한 발성, 발음, 대본 및 캐릭터 분석을 제외하고 지금부터 배우의 연기를 더 실감 나게 하는 것들에 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1. 감정(Emotion)
배우가 무대나 스크린에서 연기를 할 때 '감정'(Emotion)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물론 발성과 발음도 중요하고 대본 및 캐릭터 분석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배우가 연기를 할 때 감정이 없는 연기는 연기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연극, 뮤지컬에서 어떤 배우가 분노를 표출해야 하는 장면입니다. 그 배우는 무대나 스크린에서 지금 분노했다는 걸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하고, 이 배우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분노한 감정과 분노한 표정, 분노한 행동, 분노한 목소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분노하는 감정이 없이 이 장면을 표현하려고 한다면, 거기에는 화가 나는 감정을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라 무대나 스크린에서 한껏 힘줘 소리만 크게 지르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연기를 처음 접하는 배우 지망생들이 가장 크게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감정은 하나도 안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분노한 연기를 한다고 소리만 크게 지르면서 분노한 척, 화가 난 척하는 것입니다. 연기를 처음 접하는 배우 지망생들은 감정을 사용해서 연기하는 방법이 서툴다 보니 종종 감정이 하나도 없이 외적으로만 보이는 연기를 하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 방법이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길게 봤을 때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연기를 한다면 관객, 시청자, 감독, 연출가 등 모든 사람이 그 배우의 연기가 어색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배우가 감정을 끌어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그 상황에 맞는 감정을 내면에서부터 끌어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대본분석을 통해서 앞과 뒤의 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자세한 캐릭터 분석을 통해 내가 맡은 배역이 처한 상황이나 심리를 간접적으로 체험, 이해해야지만 가능한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표정의 변화, 분노했을 때 손을 꽉 쥐는 행동 등 외적인 것으로부터 감정을 끌어올리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연기를 처음 접하는 배우들이 사용하면 좋습니다. 아직 감정을 사용하는 연기가 익숙하지 않을 때 표정이나 몸을 써서 의도적으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처음 들으면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우리는 기분이 안 좋을 때 억지로라도 웃으면 기분이 조금 나아지고, 우울한 표정으로 있으면 기분이 더 우울해지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연기에 도입해 의도적으로 표정이나 행동을 변화시켜 감정을 불러일으켜 보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사용해 본다면 조금이나마 감정이 들어간 연기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배우에게 눈물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입니다. 눈물은 슬픔 외에도 분노, 기쁨 등 다양한 감정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눈물이라는 도구는 제대로 사용하면 좋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사용하면 관객이나 시청자들에게 나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지만, 잘 못 사용하면 지금 상황에 맞지 않는 감정을 연기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또 그 감정의 크기가 스크린이나 무대 위에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크기를 벗어나 버리면 안 됩니다. 그것은 이야기의 흐름을 깨고, 많은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공감받지 못하는 연기가 됩니다.
2. 외적으로 보이는 변화
배우의 연기를 더 실감 나게 하는 것들에는 '감정'(Emotion)도 있지만 '외적으로 보이는 변화'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외적으로 보이는 변화는 의상, 헤어 스타일, 분장 등 내가 맡은 배역에 어울리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는 의상의 변화를 얘기할 수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연극, 뮤지컬에서 등장인물의 의상은 국적, 성별, 신분, 직업 등 많은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영화나 드라마, 연극, 뮤지컬에 나오는 등장인물이 자신의 국적이나 신분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으면 관객이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어색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의사 배역을 맡은 배우가 한복을 입고 환자를 진찰하거나, 법정에서 변호사가 군복을 입고 변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는 철저한 대본 분석과 캐릭터 분석을 통해 자기가 맡은 배역에 맞는 의상을 입도록 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헤어 스타일을 얘기할 수 있습니다. 헤어 스타일은 등장인물이 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모습 중 하나입니다. 헤어 스타일에 따라서 인상과 성격이 달라 보입니다. 예를 들어 귀찮아서 일도 안 하고 집에만 있는 백수를 연기해야 한다면, 깔끔하게 정돈된 헤어 스타일 보다 정돈되지 않고 언제 감았는지 모르는 헤어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더 큰 공감을 받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바람둥이 역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가 정돈되지 않고 언제 감았는지 모르는 헤어스타일을 계속해서 보여주면,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공감받지 못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분장을 얘기할 수 있습니다. 분장에 따라서 배우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합니다. 착해 보이는 얼굴이 나쁜 사람처럼 변할 수 있고, 평범한 사람을 매력적으로 변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범한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이 사람의 얼굴과 몸에 문신으로 분장을 해놓기만 해도 사람들은 그 사람을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목발이나 안경, 붕대 같은 소품을 사용하거나 목소리, 표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배우의 연기를 더 실감 나게 하는 '감정'(Emotion)과 '외적으로 보이는 변화'에 관해서 얘기해 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